목록카페 (4)
공간일기

주말만 되면 내 아이폰은 이번주 하루 평균 스크린 타임이 어느 정도 되는지 알려준다. 궁금하지 않지만, 몰라서도 안 되는 것 같다. 이 작은 스크린에 담겨있는 무수한 콘텐츠는 빠르고 효율적으로 우리에게 닿아 하루에도 몇 시간을 붙잡아 놓기 때문이다. 좋은 정보가 많은 만큼 불필요한 정보도 많기에 나도 모르는 사이 꽤나 피로도가 많이 쌓이고 있던 것 같다. 이 사실을 깨달은 뒤부터 시간이 걸리더라도 콘텐츠를 책에서 얻고자 함을 자주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 그렇기에 책방을 자주 찾아다니는 최근.서촌의 유명 카페, 스태픽스 건물의 2층에 자리한 북살롱 텍스트북을 최근 다녀왔다. 서촌 북살롱 텍스트북, 책을 기점으로 사람이 모이는 공간 느지막한 토요일 저녁, 서점이자 카페인 북살롱 텍스트북에는 여러 주제의 책들..

오전 산책 늦은 밤 도착으로 코펜하겐 중앙역 근처 게스트하우스에서 1박을 했다. 장시간의 비행이 피곤했는지 씻지도 않은 채 잠이 들었고, 눈을 떴을 때 내가 코펜하겐에 와 있다는 사실을 잠시 동안 인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문 밖을 나서는 다른 여행객을 보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고 씻어야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얼른 카메라에 필름부터 끼워 넣었다. 오전 7시, 강변을 따라 산책하며 맑고 쾌적한 공기를 코로 들이마셨고 내가 코펜하겐에 있음을 실감했다. 많은 사람들이 러닝과 맨몸 운동 그리고 수영까지. 강변에 모여 본인을 위한 능동적인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고, 출근부터 퇴근까지 수동적인 하루에 에너지를 쏟는 내 주변 모습들을 떠올리며 똑같이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삶의 만족도는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펜하겐 향수 머무르던 숙소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Juno the bakery'라는 유명한 베이커리가 있었는데 눈을 뜨면 무언가에 홀린 듯 부스스한 모습으로 달려갔다. 대부분의 손님들이 테이크 아웃 이었기에 약간의 긴 줄이 있어도 금방 줄었다. 매장의 창문으로 새어 나오는 빵 향기로 금방 잠에서 깨어난 무표정의 모습들이지만 모두가 이 향을 맡고 약간 ‘빵 멍’하는 느낌이었다. 잠깐 빵 향기에 취해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 손에 작은 컵의 필터 커피와 시나몬 번, 커스터드 빵 등이 담긴 봉투가 들려 있었다. 한국에도 가을 날씨가 찾아오니 8월의 코펜하겐 기억이 미친듯이 샘솟는다. 특히 한 번에 많이 내려진 필터 커피의 향과 시나몬 번 향이 사무쳐온다. 그런데 왠걸? 종종 가던 서촌 나흐바의 인스타그..

혼자서 집중을 해야 하는 시간, 만남 속에서 집중을 해야 하는 시간, 일에 있어 집중을 해야 하는 시간 하루에도 여러 차례 몰입을 해야 하는 시간이 다양하다. 나에게 있어서 그 첫 단추는 언제나 공간이고 그날의 기분과 상황에 따라 공간의 변화를 주려 애쓴다. 이제껏 다닌 곳도 많고 기억에 남는 곳도 많은데 쌓이지 않고 기억에서 사라져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내가 다니는 공간들을 하나씩 기록해두려고 한다. 좋았던 공간에 대한 순간과 다짐을 잊고 싶지 않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