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일기

서촌 나흐바에서 찾은 코펜하겐 향기 본문

공간 기록

서촌 나흐바에서 찾은 코펜하겐 향기

Ljuhyeon 2023. 10. 6. 21:37

코펜하겐 향수

머무르던 숙소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Juno the bakery'라는 유명한 베이커리가 있었는데 눈을 뜨면 무언가에 홀린 듯 부스스한 모습으로 달려갔다.

맨 오른쪽 사진에 강아지

대부분의 손님들이 테이크 아웃 이었기에 약간의 긴 줄이 있어도 금방 줄었다. 매장의 창문으로 새어 나오는 빵 향기로 금방 잠에서 깨어난 무표정의 모습들이지만 모두가 이 향을 맡고 약간 ‘빵 멍’하는 느낌이었다.

잠깐 빵 향기에 취해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 손에 작은 컵의 필터 커피와 시나몬 번, 커스터드 빵 등이 담긴 봉투가 들려 있었다. 한국에도 가을 날씨가 찾아오니 8월의 코펜하겐 기억이 미친듯이 샘솟는다. 특히 한 번에 많이 내려진 필터 커피의 향과 시나몬 번 향이 사무쳐온다. 그런데 왠걸? 종종 가던 서촌 나흐바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시나몬 롤이 곧 나 온다는 글이 올라왔다. 나는 무조건 간다.
 

코펜하겐 향기를 서촌 나흐바(Nachbar)에서 찾다.

봄의 나흐바

서촌 산책을 하며 가장 많이 걷는 길은 필운대로이다. 벚꽃길로도 유명하고 4계절 내내 아름다운 곳이다. 그리고 그 길 위에 나흐바가 있다. 나흐바(nachbar)는 독일어로 ‘이웃’이다.

작년 오픈 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찾아가보게 되었는데 작은 규모의 매장이지만 공간 가득 커피 향과 공간 음향으로 차있어 기분이 좋아진다. 커피 취향이 강하지 않고 단순한 나는 나흐바 사장님의 개인 sns계정 프로필에 적힌커피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무엇보다 기분이 좋을 마시면 된다.”에 크게 공감을 하기에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부터 편안한 느낌이다.

최근에 다시 시나몬 롤을 개시한 나흐바. 시나몬 롤이 금방 사라질까 휴일 오전 일찍 서촌 나흐바로 향했다. 조금씩 날이 건조하고 선선해지는 요즘 서촌 나흐바로 향하는 길은 코펜하겐의 향수를 자꾸 이끌어낸다.

그리고 빠른 발걸음으로 매장에 문 열고 들어섰을 때 시나몬 향과 빵을 구운 향 그리고 커피 향까지 차례로 코에 들어섰다. 향을 맡는 것만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강하게 느낀 오전이다. 

시나몬 롤은 개인적으로 코펜하겐의 여느 베이커리보다 맛있었다. "나흐바 사장님이 코펜하겐 베이커리보다 실력이 좋다고....?" 물론 다른 빵도 만드는 베이커리와 논할 바가 아닐 수 있지만 적어도 내 입맛에는 그랬다. 당도와 향이 짙어 은은한 필터 커피와 너무 잘 어울렸고 아침을 이렇게 매일 열 수 있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코펜하겐 향기를 서촌 나흐바에서 찾은 것 같다.

'시나몬 번 데이(Cinnamon Bun Day)'가 있다.

10월 4일 Cinnamon Bun Day는 스웨덴의 명절(?)이라고 한다. 'Juno the bakery'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보고 알았는데 검색해 보니 진짜 있다. 매년 10월 4일 우리가 나흐바를 가야 될 이유다.

 

▷ 상호 : 나흐바 (Nachbar coffeehouse)

▷ 주소 :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42

▷ 영업일 : 화요일 ~ 일요일, 11시 ~ 19시

정기휴무: 매주 월요일 (휴무 일정이 변동 될 경우 매달 인스타에 업데이트)

▷ 인스타 : @nachbarcoffeehou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