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공간 기록/책, 소품을 담은 공간 (5)
공간일기

한 달 살기, 살아보기, 워케이션 등 치앙마이 뒤에 자주 따라다니는 단어들이다. 내가 치앙마이에 머무르고자 했던 컨셉은 살아보기에 가까웠다. 살아보는 느낌 가장 충실한 방법은 도시가 빠르게 익숙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며칠을 하염없이 걷고 또 걸었다. 비슷한 듯 다른 골목들을 눈에 익히고, 반가운 것들을 만들어갔다.걸음을 이어가려 하루에 두 세곳 정도의 카페는 꼭 방문했다. 마치 하루 여행의 1부, 2부, 3부를 만들어가듯 그렇게 머물렀다. 카페에 잠시 멍하니 앉아 있다 주문한 아메리카노 아이스를 한모금하면 모든 피로가 씻기듯 내려갔다. 그렇게 문득 주변을 둘러보니 많은 사람들이 노트북을 펴고 본인의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나도 이렇게 노트북 펴서 글 쓰려고 왔는데” 사실 살아보기 여행..

주말만 되면 내 아이폰은 이번주 하루 평균 스크린 타임이 어느 정도 되는지 알려준다. 궁금하지 않지만, 몰라서도 안 되는 것 같다. 이 작은 스크린에 담겨있는 무수한 콘텐츠는 빠르고 효율적으로 우리에게 닿아 하루에도 몇 시간을 붙잡아 놓기 때문이다. 좋은 정보가 많은 만큼 불필요한 정보도 많기에 나도 모르는 사이 꽤나 피로도가 많이 쌓이고 있던 것 같다. 이 사실을 깨달은 뒤부터 시간이 걸리더라도 콘텐츠를 책에서 얻고자 함을 자주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 그렇기에 책방을 자주 찾아다니는 최근.서촌의 유명 카페, 스태픽스 건물의 2층에 자리한 북살롱 텍스트북을 최근 다녀왔다. 서촌 북살롱 텍스트북, 책을 기점으로 사람이 모이는 공간 느지막한 토요일 저녁, 서점이자 카페인 북살롱 텍스트북에는 여러 주제의 책들..

내가 사는 동네에 대한 만족이 떨어지기 때문일까? 편안함이 있는 서촌에 자주 기댄다. 비일상이었던 서촌을 산책한 지 2년이 흘러 일상이 되어가는 요즘. 각자의 서촌을 가지고 들어와 자리잡은 매장들을 보는 것이 즐겁기만 하다. 외지인의 시선이라 더 그런 것 같다. 이제는 너무도 익숙해진 길이지만 계절마다 다채로운 모습을 가진 이곳 서촌은 질리지 않는 것 같다. 최근에 한 번한번 서촌 골목의 작은 책방을 방문한 적이 있다. 책방지기이자 이곳의 주민이시던 사장님은 서촌이 젠트리피케이션 이슈를 다시 한 번 겪는 중이라 하셨다. 방문객 수요가 몰리는 만큼 서촌의 공간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상업 시설들이 많이 들어서고 있고, 기존 오래된 동네 음식점들은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나에게 한 없이 평화로워 보이던 이곳이..

토요일 오전, 전날의 대청소로 깔끔해진 방에 북유럽에서 사 온 빈티지 컵들을 진열해보고 싶어졌다. 미처 다 제거 못한 가격표를 전부 떼어내고 세척까지 완료.어렵게 들고 온 컵들이었기에 데려온 아이들을 깨끗이 세척시키고 보니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컵을 세척하면서부터 머릿속에 맴돌았던 생각인데, 나는 북유럽 빈티지를 좋아하지만 제대로 알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러면서 동시에 합정의 한 책방에서 북유럽 디자인 관련 서적을 봤던 것 같아 바로 옷을 챙겨 입고 나왔다.합정역 5번 출구를 빠져나와 홍대 솔내길을 따라 걷다 보면 왼쪽 골목에 노란색 간판의 '땡스북스' 책방을 발견할 수 있다.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이 길을 지나다 눈에 들어오면 무의식적으로 들어가게 되는 곳이다. 조금 더 머무르고 싶어지..

서촌에서 북촌으로서촌에 있던 이라선 사진책방이 최근 북촌으로 이전했다. 서촌 이라선은 작은 공간이었지만 곳곳에 놓인 의자와 LP음악은 방문객들이 잠깐이라도 사진의 매력을 느끼고 갈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느껴졌었다. 좋아하는 작가들의 사진집을 편하게 들여다보고, 그리고 오래 볼 사진집이 눈에 들어와 구매하고. 충분히 고민의 시간을 가지며 둘러보고 나의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었다. 서촌 산책을 하며 항상 들렀던 이라선이었기에 이전 소식을 들었을 때 약간 아쉬움이 있었지만 내 다리는 북촌으로도 자주 뻗어나가기에 새로운 공간이 얼마나 또 좋을지 기대가 되었다. 8월 12일, 오픈 한지 얼마 안 된 북촌 이라선을 방문했다. 약간 헷갈리는 길 골목에 위치해 있었지만 그런 점은 서촌에 있을 때와 비슷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