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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일기

한 달 살기, 살아보기, 워케이션 등 치앙마이 뒤에 자주 따라다니는 단어들이다. 내가 치앙마이에 머무르고자 했던 컨셉은 살아보기에 가까웠다. 살아보는 느낌 가장 충실한 방법은 도시가 빠르게 익숙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며칠을 하염없이 걷고 또 걸었다. 비슷한 듯 다른 골목들을 눈에 익히고, 반가운 것들을 만들어갔다.걸음을 이어가려 하루에 두 세곳 정도의 카페는 꼭 방문했다. 마치 하루 여행의 1부, 2부, 3부를 만들어가듯 그렇게 머물렀다. 카페에 잠시 멍하니 앉아 있다 주문한 아메리카노 아이스를 한모금하면 모든 피로가 씻기듯 내려갔다. 그렇게 문득 주변을 둘러보니 많은 사람들이 노트북을 펴고 본인의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나도 이렇게 노트북 펴서 글 쓰려고 왔는데” 사실 살아보기 여행..

코펜하겐에서의 2일 차 오전 10시, 숙소에서는 조금 멀리 떨어진 릴리 베이커리(lille bakery)로 향했다. 8월이었지만 북유럽이라 그런가 꽤 선선한 초가을 날씨였다. 거의 종점 같은 버스정류장에 내리는 사람은 많이 없지만, 내리는 모두가 릴리 베이커리로 가는 사람들이다. 이미 꽤 긴 줄이 있었다. 하지만 맑은 날씨와 온 몸을 휘감은 빵냄새는 기다림 조차 즐겁게 한다. 가만히 서서 기다리는 동안 이곳이 마치 어느 농장의 곳간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애써 꾸미지 않고 좋아하는 것, 필요한 것들로 채워진 인테리어와 사람들의 대화 소리는 순간 모두를 초대받은 손님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그리고 달콤한 빵 주변을 맴도는 벌들의 모습을 익숙하게 느끼는 사람들을 보며 이곳의 주인은 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