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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일기

토요일, 광화문의 어느 빌딩 지하 식당가에 자리한 카페 벌새. 열두 시 오픈에 맞춰 사람들은 어느 정도 자리 잡고 있었다. 차분한 매장 분위기와 다르게 홀로 커피를 내리시는 사장님은 꽤 분주히 쉬지 않고 움직이셨다.(쉴 틈이 없어 보이셨다.)맛있는 커피를 제공하는 것에 진심이 느껴진다는 점은 서촌의 나흐바 사장님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실제로 커피가 맛있었고, 내가 마신 커피 이름이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이름보다는 아래에 적힌 '과일'맛을 보고 선택했던 것 같다. 커피를 마시던 중간쯤 작은 샷 잔에 "약배전으로 내린 에티오피아입니다."라며 서비스로 주셨다. 맛이 참 좋았는데... 이럴 때 커피를 잘 알고 있더라면 더 흥미로웠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작은 부분들을 둘러보니 더 재미있다. 문득 책을 ..

코펜하겐에서의 2일 차 오전 10시, 숙소에서는 조금 멀리 떨어진 릴리 베이커리(lille bakery)로 향했다. 8월이었지만 북유럽이라 그런가 꽤 선선한 초가을 날씨였다. 거의 종점 같은 버스정류장에 내리는 사람은 많이 없지만, 내리는 모두가 릴리 베이커리로 가는 사람들이다. 이미 꽤 긴 줄이 있었다. 하지만 맑은 날씨와 온 몸을 휘감은 빵냄새는 기다림 조차 즐겁게 한다. 가만히 서서 기다리는 동안 이곳이 마치 어느 농장의 곳간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애써 꾸미지 않고 좋아하는 것, 필요한 것들로 채워진 인테리어와 사람들의 대화 소리는 순간 모두를 초대받은 손님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그리고 달콤한 빵 주변을 맴도는 벌들의 모습을 익숙하게 느끼는 사람들을 보며 이곳의 주인은 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