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유럽이 북유럽인 이유

5년 만의 인천공항과 장거리 비행

2023년 2월 7일, 말로만 하던 항공권 예약을 했다. 코펜하겐 in, 스톡홀름 out 8월에 12일간 떠나는 일정이었고 여자친구와 함께하는 첫 해외여행인데 우리 둘 다 스케줄이 다르다. 혼자의 여행도 좋아하는 우리이기에 함께 비행을 못하는 아쉬움보다 인천에서 시작되는 여행을 각자 더 설레어했다. 

2023년 8월 14일, 동남아 일주를 마지막으로 5년 만에 인천공항에 발을 들였고 네덜란드로 먼저 떠난 여자친구의 소식은 짐을 싸는 나에게 떠나는 설렘을 더욱 증폭시켰다. 여행 당일, 과할 정도로 일찍 공항으로 출발했다. 수속을 다 밟고 식사와 커피까지 했는데 남은 대기 시간이 약 3시간이었다. 5년 만에 온 인천공항이니 여행자의 기분을 제대로 느끼고 싶었나 보다.
 

첫 유럽이 북유럽인 이유

프랑스, 영국 등 많은 사람들이 가는 유럽이 아닌 물가가 많이 비싼 북유럽을 선택한 이유는 북유럽 라이프스타일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서촌 mirabelle

망원 Always Agust, 코펜하겐 Atelier September(오른쪽)

서촌 Dekad(왼쪽), 코펜하겐 Atelier September(오른쪽)

서울에서 발견한 북유럽의 라이프 브랜드와 코펜하겐의 Atelier September를 닮아있는 디저트와 매장들. 북유럽 라이프스타일이 서울 곳곳에 번져있는 듯한 모습들을 보면서 서울과 어떻게 다르고 소규모 브랜드들은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는지 궁금했다.
 

코펜하겐 여행 시작부터 

코펜하겐 시각으로 밤 10시 30분쯤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택시비가 10만원 정도인 것을 확인하고 대중교통이 끊길까 다급하게 나왔다. 나름 어떻게 표를 끊으면 되는지 찾아보고 출발했지만 마음이 조급해져 티켓 부스 앞에서 헤매기 시작했다. 심지어 물어볼 수 있는 직원들은 퇴근했고 현지인들은 교통카드를 이용하다 보니 누구도 제대로 알려주는 이가 없었다.

내 표도 끊지 못해서 헤매는데 나 같은 프랑스 가족분들이 도움을 요청했고 이 마음 약한 한국인은 갈 길 급한 것도 잊은 채 그들을 도왔다. 그런데 역시 사람은 좋은 일을 하면 돌아온다고, 그들이 갈 방법을 찾아서 알려주다 보니 내 티켓도 쉽게 끊을 수 있었다. 가족분들은 나에게 프랑스로 놀러 오면 꼭 연락하라는 인사와 함께 연락처를 물었다. 말 뿐인 감사 표시일 수 있지만 언젠간 내가 감사할 날이 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소한 순간이지만 어떻게 이어질지 모르는 일이고, 조급한 일이 있더라도 마음을 내려놓고 하나씩 해결하면 된다는 점을 다시 여행의 시작에서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