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일기
TCDC 치앙마이, 노트북 들고 갔다가 영감 얻고 뛰쳐나온 곳 본문

한 달 살기, 살아보기, 워케이션 등 치앙마이 뒤에 자주 따라다니는 단어들이다.
내가 치앙마이에 머무르고자 했던 컨셉은 살아보기에 가까웠다. 살아보는 느낌 가장 충실한 방법은 도시가 빠르게 익숙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며칠을 하염없이 걷고 또 걸었다. 비슷한 듯 다른 골목들을 눈에 익히고, 반가운 것들을 만들어갔다.

걸음을 이어가려 하루에 두 세곳 정도의 카페는 꼭 방문했다. 마치 하루 여행의 1부, 2부, 3부를 만들어가듯 그렇게 머물렀다.

카페에 잠시 멍하니 앉아 있다 주문한 아메리카노 아이스를 한모금하면 모든 피로가 씻기듯 내려갔다. 그렇게 문득 주변을 둘러보니 많은 사람들이 노트북을 펴고 본인의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나도 이렇게 노트북 펴서 글 쓰려고 왔는데”
사실 살아보기 여행에 정답은 없지만, 이 컨셉의 여행에서 상상했던 모습 중 하나는 노트북을 챙겨 한 카페에서 열심히 글을 쓰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저기를 걷는 나에게 이 더운 여름에 백팩에 노트북을 넣어 다니는 것은 무척이나 불필요한 일이었고, 무엇보다도 야외석이 대부분인 이곳에서 노트북을 열고 무언가에 집중하다 보면 모기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기도 일쑤였다.
'실내인데 쾌적하고, 오랜 시간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딱 떠오르는 곳은 한 곳 밖에 없었다.
TCDC 치앙마이, 노트북 들고 가기 좋은 공간

TCDC 치앙마이
현지주소 : 1/1 Muang Samut Rd, Chang Moi Sub-district, อำเภอ เมืองเชียงใหม่ Chiang Mai 50300 태국
영업시간 : 오전 10시 30분 ~ 오후 7시 (매주 월요일 휴무)
입장비용 : 하루 이용권 - 100바트(한화 약 3,800원) / 연간 회원권 - 1200바트(한화 약 45,600원)
TCDC 치앙마이는 2013년 태국 정부에서 예술과 디자인에 대한 학습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설립한 디자인 정보 센터로 현지 주민뿐만 아니라 여행자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이다. 워케이션, 디노마드(디지털노마드) 등 치앙마이에서의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방문하기에 좋은 곳이기도 하다.

주변의 동네와 다르게 깔끔한 건물의 TCDC 치앙마이는 내가 머무는 숙소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1층은 카페/전시/미팅룸, 2층은 도서/미팅룸, 3층은 미팅룸/사무실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2층에 올라가 직원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 이용권을 등록하고 체크인을 하였다. 간편한 등록으로 무료 와이파이가 이용 가능하고, 이용료는 현금으로 지불하였다. 더불어 입장 전 직원이 공간 이용 방법과 에티켓을 알려주지만 위 사진의 내용을 참고하면 된다.


넓은 테이블과 여유 있는 콘센트.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 번씩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창 밖 풍경이 좋은 곳이다.
하지만, 영감을 얻고 뛰쳐나갔다.

방대한 양의 책이 모여있는 공간을 가면 드넓은 세계관 안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책이 가득한 공간을 좋아하고 찾아다닌다. TCDC 치앙마이는 디자인 서적들이 가득하다. 언어는 다르지만, 디자인 서적은 언어가 달라도 누구에게나 영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예술/영화/전시/사진 등 다양한 영역의 서적과 더불어 제품 디자인 개발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소재'를 소개하는 구역까지. 내가 디자인 전문가는 아니지만 제품 디자인을 위해 이곳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집에 관심을 가지고 방문한 나로서는 당연히 여러 사진집들이 눈에 들어왔다.


한편에 사진집을 쌓아두고, 한 장 한 장을 넘겨볼 때마다 다시 사진을 찍으러 나가고 싶은 마음이 샘솟았다.
이 공간에서 사진집도 보고 글도 쓰며 하루를 보내려 했던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사진집들을 보며 자극을 받아 들어온 지 3시간 만에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렇게 촬영한 필름 사진들.
결국 내가 원하는 장면을 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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